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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더이상 이렇게 배울 순 없다] ② 외국선 어떻게 하나
단순한 외국어 아닌 ‘국제 통용어’각국 영어교육이 바뀌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영어 교육 정책의 방향은 기존의 단순 외국어로서의 영어(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교육에서 탈피해 국제 통용어로서의 영어(English as an international / global language)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 영어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은 영어를 학교 수업에서 타 과목들과 분리된 독립 교과로 가르치지 말고 부분적으로라도 교과목 내용과 통합해서 가르칠 것을 요구한다. 영어를 영국·미국 등 전통적 영어 사용 국가들만의 언어가 아닌 전 세계인의 공유어로 인식하고 보다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영어를 교과목 내용과 통합하는 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프랑스어도 국가 공식언어… 1965년부터 몰입교육
모국어만 공부한 학생에 학업성취도 뒤지지 않아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국가 공식언어(official  language)로 사용하는 이중언어사용 국가다. 20세기 중반 이후 캐나다 내의 영어 사용자들이 프랑스어 사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됨에 따라 기존 학교 수업에서 형식적으로 가르쳐오던 프랑스어 교육을 대체할 보다 효과적인 교수 방법으로 고안된 것이 몰입식 교육 프로그램(immersion program)이다. 1965년 실험적으로 도입한 후 현재 캐나다 전체 학생의 10% 정도가 몰입식 교육을 통해 외국어를 학습하고 있다.

△학생들이 외국어를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functional competence)을 함양하고
△모국어 습득을 훼손하지 않고 외국어를 부가적으로 학습하도록 하는
가산적 이중언어사용(additive bilingualism)을 지향하며
△학년 수준에 부합하는 교과목 학습 성취도를 달성하고
△모국어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외국어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40여년에 걸친 캐나다 몰입식 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은 몰입식 교육이 캐나다 학생들의 외국어 사용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교과목 학습 성취도 향상 면에서도 모국어로만 학습한 학생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싱가포르

영어가 제1언어… 유치원 때부터 강도 높은 몰입교육
학생 실력에 따라 영어·민족어 학습 수준은 다르게


싱가포르는 중국·말레이·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다인종 국가다.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뒤 강력한 영어 교육정책을 실시해 영어가 국가의 제1언어(first language)로 사용되고 있다. 유치원 단계의 어린 아동들부터 영어를 수업의 매체 언어로 사용해 강도 높게 영어 사용에 노출시키는 조기 몰입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초등교육 과정에서는 4학년 때 영어·제2언어·수학 시험을 국가적으로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학생을 네 집단으로 구분하여 교육하고 있는데, 이 중 상위 세 집단에 영어를 학습 교과목 내용에 포함해서 가르친다. 중등교육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언어와 학습 능력에 따라 세 집단으로 구분해 상위 10% 수준의 학생들에게는 영어와 학생의 민족어를 제1언어 수준으로 학습시키고 아래 단계의 45% 학생들에게는 영어를 제1언어, 학생의 민족어를 제2언어로 학습시키고 있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인종 간 의사소통과 각 인종의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이중·다중언어 사용 정책을 추구해오고 있다. 다인종 사회의 유기적 통합, 해외자본, 기술 및 우수인력 유치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수단으로 영어를 국가 제1언어로 채택하고 있다.

핀란드

핀란드어·스웨덴어 중 선택… 영어는 제1외국어
일반 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는 일종의 몰입교육


핀란드는 핀란드어 사용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일부는 스웨덴어 사용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언어 사용 환경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핀란드어와 스웨덴어 중 하나를 선택해 학교 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두 언어 이외에도 영어를 가장 중요한 외국어로 지정, 어린 나이부터 학습의 매체 언어로 가르침으로써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강도 높은 영어사용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핀란드 영어교육의 목표는
영어 사용기술(skills),
영어 지식(knowledge),
영어 사용권 문화에 대한 긍정적 태도(attitude),
영어를 사용한 학습요령(learning-to-learn skills) 함양
의 4가지로 구성돼 있는데
지난 10여년간 영어를 다른 교과목과 분리된 독립 과목으로 교육하지 않고 학습 내용과 영어를 통합해 가르치는 소위 언어·학습 통합교육(CLIL·content & language integrated learning)을 실시하고 있다. 즉 일종의 몰입식 교육을 통해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1957년 독립 후엔 영어 배척… 2003년부터 몰입교육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교사연수 실시, 단기간에 성과


오랜 기간 영국의 지배를 받은 말레이시아는 1957년 독립하며 영어를 언어 유산으로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다. 독립 초기 강력한 모국어 교육 강화정책을 표방하면서 영어 사용을 배척한 결과,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된 영어 사용 인프라가 상당 부분 와해됐다. 마하티르 전 총리 재임 시절 선진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국민의 영어 사용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임을 다시 인식하게 됐고, 2003년부터 연차적으로 모든 초·중등학교의 과학과 수학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몰입식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단기간에 수학·과학 과목의 영어 몰입교육 실시가 가능했던 이유는 몰입교육 교사연수 프로그램을 체계적이고 강도 높게 실시해 영어 원어민 화자 교사가 아닌 말레이시아 교사들이 영어를 사용해서 이들 과목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반세기 이상 유지해 온 EFL적 시각의 영어 교육 정책을 탈피하고 부분적이나마 이중언어 교육의 방향으로 영어 교육 정책을 전환할 시점에 와 있다. 교과목 내용 학습과 유리된 학교 영어 교육만으로는 학생들의 영어 사용능력 제고에 절대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사례로 제시된 국가들처럼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영어 교육 정책을 실시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중언어 사용 능력은 국가·사회적 자산이다.
학교 밖에서도 영어가 사용될 수 있도록 영어 사용 환경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 박준언 숭실대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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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LVA